소녀의 행동

 소녀는 손을 돈지갑에 넣어 조약돌 하나를 끄집어 내어

 보이지 않은 채로 오솔길의 땅바닥에 떨어뜨려서

 다른 조약돌에섞여 찾을 수 없게 만들고는

 「어머나! 제가 실수를 저질렀군요.  그렇지만 염려마세요.

돈지갑 속에 남아 있는 조약돌의 색깔을 보면

제가 지금떨어뜨린 조약돌의 색깔을 알 수가 있을 테니까요」

라고 말함으로써 감쪽같이 이 같은 극한 상황을 모면할 수가 있었다.

돈지갑 속에 남아 있는 조약돌은 검은 색이였을 테니까,

소녀가 집어내어 떨어뜨린 조약돌은 흰색이 되는 셈이다.

늙은이도 감히 자기가 저지른 속임수를 이야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상인의 딸은  헤어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상황으로부터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입장을 전환시킬 수가 있었다.

 만일 그 늙은이가 처음 내새운 대로

 흰 조약돌 하나와 검은 조약돌 하나를 정직하게 돈지갑 속에 넣었을 경우의

확률(50%)보다도 훨씬 유리하게 된 것이다.

그 소녀는 이와 같은 꾀로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게 되었고 약속대로 빚도 갚은 셈이 되었다.